광릉숲에서 시낭송회를

[대학시절에] 내게도 나만 사랑하던 여자 있었는데.....

광동 민우 김창호 2007. 6. 10. 17:29
 

0. 지난날을 생각하며




내게도 나만 사랑하던 여자 있었는데

 


 

내가 화를 내면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던 아이

 

이른 아침 남자기숙사

2층까지 뛰어올라와  밥사주겠다고

보채던 아이

 

비오는 날엔  기숙사로 전화를 걸어

다함께 쓰는 전화를 나 혼자 쓰게 만들던 아이

 

그 전화로 인해 사감실로 불려가 꾸중듣게 만들던 아이

 

아침에 만났는데 하루종일 있어도

그 시간이 짧게만 느껴지게 하던 아이

 

기숙사 폐관시간에 쫓겨 늘 택시를 타게 만들던 아이

 

수요일엔 사랑을 고백해야 한다며

핑크색 장미를 한 송이 한 송이 싸서 스무 송이를 만들어

전교생이 바라보는 무대위로 올라와 건네 준뒤

“ 나 얼굴이 뜨거워 혼났어 ” 했던 아이

 

내가 여름감기로 인해 외진 곳에 있는 자취방을 나가지 못해

친구가 전화를 대신 걸면 함께 있어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던 아이

 

짧은 키에 팔자걸음 걸어도  예쁘게만 보이던 아이

 

언제나 나와 함께 있겠다 해놓고

어느 날 더 이상 내켵에 있어야 할 이유 없다며

훌쩍 떠나버린 아이

 

이런 기억을 아직까지 잊지 못하게 하는 아이

..........

 

 

 

 

 

 

             광릉숲 산딸나무 2010년 가을...   

 

위의 글은 소설 '광릉숲'의 저자 김창호가

대학시절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