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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 문명사적으로 가치관이 혼란스럽고 철학과 문화가 빈곤한 이때에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것이 이해조 선생님의 신소설 『원앙도』에서 강조하는 우리 겨레의 전통적인 ‘곰’과 ‘원앙’이 상징하는 신의와 화평 그리고 홍익의 상생정신이다. 이러한 정신과 가치관에 입각해 각종 규제로 소외된 ‘광릉 숲의 산촌마을 직동리’를 살리자.
많은 사람들이 산촌이란 ‘산간벽지 오지마을’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에는 ‘대중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 있을 정도’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정책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1995년부터 풍부한 산림자원과 수려한 경관을 활용한 소득원 개발과 정주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살기 좋은 임업촌락을 만들기 위해 산촌종합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2001년 5월에는 산림기본법을 제정,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토의 균형있는 발전과 산림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산촌의 소득증진 및 산촌주민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다.
원래 광릉림은 광릉을 중심으로 200만 평이 넘었다고 한다. 지금의 포천시 죽엽산, 노고산, 용암산, 남양주시 소리봉이 세조대왕님이 정하신 광릉숲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세조대왕님의 광릉숲의 중심에 노고산과 죽엽산이 있고 광릉숲과 함께 해온 사람이 직동리 주민이다.
동서고금의 세계 역사 속에 왕릉의 부속림으로 200만 평을 둔 임금은 없었다. 이것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광릉숲은 유네스코에 등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지금 광릉숲 보전문제로 직동리 주민들은 많은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 세조대왕님의 인류애와 애민정신으로 만들어진 광릉숲이 언제부터인가 지역 주민들에게는 여러 가지 고통을 주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세조대왕님이 200만평의 세계 최대의 광릉숲을 지정한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환경과 발전은 대립적인 개념이 아니라 ‘相生’의 보완적인 개념이어야 한다. 환경이 보존되고 환경이 살아야 개발과 발전도 지탱 가능한 것이다.
정부는 환경문제의 중심에 인간의 생명이 최대의 담보로 걸려 있다는 철저한 인식이 뒤따라야 한다. 환경문제는 ‘환경안보’라는 말로 표현되고 있을 만큼 종합적인 ‘인간안보(Human Security)’의 핵심개념이다. 우리나라의 그동안의 물난리와 몇해 전 미국의 허리케인의 피해는 물이 흘러야 할 곳에 시멘트가 덮이고, 물의 흐름을 조절해야 할 곳의 산림이 훼손된 결과가 초래한 인재인 것이다. 즉, 물 부족과 홍수의 원흉은 산림의 부족이다. 오늘의 환경을 위태롭게 한 수도권의 집중화를 가져온 것도 산림의 훼손 때문이다. 이토록 중요한 산림을 직동리 주민들만큼 잘 가꾸고 지켜온 국민이 없다. 그런데 이러한 직동리 주민들이 얼토당토 않는 보존논리와 환경논리로 ‘인간안보’적인 측면에서 위협받고 있다. 직동리 주민들에게 광릉숲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이미 오래 전에 훼손되었을지도 모른다.
강원도 평창군은 지역축제를 통해 오가피, 헛개나무, 산나물 등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또 섬진강 매화축제, 평창 산채으뜸마을 산나물축제, 가리왕산 산나물축제, 영양 산나물축제, 일월산 산나물축제, 월명리 산나물 축제, 함백산 야생화 축제, 인제 진동계곡마을 산나물 축제, 포항시 기북 산나물 축제, 양구 대암산 곰취축제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많은 산촌마을 축제가 있다.
그런데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는 얼마 전 국립수목원과 1사1촌 현판식을 가진 것이 고작이다. 경기도 포천시의 새가 바로 ‘원앙’이다. 원앙은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1급수에만 서식하고, 경기도 포천시의 노고산 자락과 죽엽산 자락의 광릉숲 계곡에 가장 많이 서식하는 오리과 물새로 ‘늘 함께 있는 의좋은 부부’를 상징한다.
흔히들 금실 좋은 부부를 원앙 같다고 하는데, 새들 중에서도 특히 화려한 색깔의 깃털을 자랑하는 원앙의 수컷들은 밤이나 낮이나 암컷 주위를 떠나지 않고 사랑하며 보호하는 습관이 있어 주변의 사람들은 잠을 못 이룰 지경이라고 한다. 이같은 지극한 원앙의 사랑 때문에 예로부터 혼례 때에는 원앙처럼 사랑하라고 하며, 신랑신부가 함께 베고 자는 베개 모서리에 원앙을 수놓고는 원앙침이라고 일컬어왔다. 우리 민족은 금실 좋게 짝을 이루며 사는 ‘원앙’을 신의와 화평 그리고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새로 여겼기 때문이다.
포천 출신의 문학가 이해조 님의 신소설 『원앙도』에서 우리를 계몽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신의와 화평이고, 우리 민족의 부강이다. 이해조 님은 포천 출신으로 광릉숲 지역(소설 속에서는 송산)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을 남긴 분이다. 포천에는 곰고개와 곰마을, 곰바위, 곰바위굴 등 곰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곰’이 상징하는 것도 신의와 화평 그리고 풍요로움이다. 곰이 겨울잠을 자고 깨어나 먹는 약초가 ‘곰취’이다. ‘곰취’는 국화과에 속하며 맑은 이슬만 먹고 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포천의 꽃은 ‘포천 구절초‘이다. 구절초와 곰취는 같은 국화과의 야생화로 ‘단군신화와 웅녀설화에 나오는 생으로 먹는 쑥’을 연상케 하는 식물이다.
국화과에 속하는 포천 구절초는 포천에서 처음 발견돼 명명된 포천 고유의 식물(학명 : Chrysanthemum zawadskii Herb)로 속명은 ‘포천 가는 잎 구절초’이며 한탄강 주변과 운악산 등지에서 볼 수 있지만 자생지가 제한돼 있고 개체수가 많지 않아 자생지 보호와 보존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포천 곰취’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증식의 가능성이 높은 곳은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 광릉숲의 노고산 자락이다. 바로 이 지역에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1급수에만 서식한다는 ‘원앙’이 살고 있다. 그렇다면 이해조 선생님이 살던 시대에는 한내와 한탄강에 ‘원앙’이 서식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여름철 지리산 노고단(1,507m) 정상부에서 펼쳐지는 야생화의 여름축제에 대표적인 야생화가 ‘곰취’이다. 노고단의 여름꽃은 샛노란 꽃망울을 터뜨린 원추리를 위시해 30여 종에 이른다. 지리터리풀, 까치수염, 동자꽃, 일월비비추, 범꼬리, 곰취꽃 등이 노고단의 대표적인 여름꽃이다.
곰취는 곰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곰이 잘 먹는 풀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곰이 살 것 같은 깊은 산속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 경기도 포천시 직동리 노고산 자락의 곰취는 8월에서부터 가을 단풍이 들 때까지 노란색 꽃을 피운다. 1~2m 높이의 줄기 끝에서 피는 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자연 속으로 오라는 손짓 같다.
이 곰취 꽃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언뜻 들국화처럼 보인다. 국화과 식물이라서인가보다. 긴 꽃대에 꽃꼭지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아래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차례로 위의 끝까지 피는데, 이런 것을 ‘총상 꽃차례’라 한다. 그래서 여느 꽃보다 꽃이 피는 기간이 길다.
사람들은 정월대보름 오곡밥과 함께 먹는 9가지 나물에 곰취가 들어 있어, 흔히 야생화가 아닌 산나물로 오인하기도 한다. 겨울잠에서 갓 깬 곰이 어질어질 허기져 뜯어먹고 첫 기운을 차린다는 곰취는 산나물 중에서 날로 쌈을 싸서 먹으면 그 향긋한 맛이 일품이다. 산채 중에 귀하게 여기며 여러 가지 민간요법으로 사용되어 온 산나물이기도 하다. 한약명으로 호로칠(葫蘆七), 산자원(山紫苑), 대구가(大救駕)라 부르며 폐를 튼튼히 하고 기침, 고혈압, 관절염에 좋고, 최근에는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건강식품으로도 가치가 높다.
곰취는 국화과에 속하는 우리 민족의 약초로 옛날에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랐다고 한다. 곰취는 웅소(熊蘇)라는 이름도 있는데 어느 이름의 유래가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단군 신화에 나오는 생으로 먹는 쑥이 바로 ‘곰취’가 아닐까?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 사전』에서는 곰취를 ‘산자원’이라고 하는데, 효능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가을에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햇볕에 말린다. 맛은 달고 매우며 성질은 따뜻하다. 기혈을 잘 돌게 하고 기침과 통증을 멈추며 담을 삭힌다. 타박상, 요통, 다리통증, 기침이 나고 숨이 찬 데, 백일해, 폐옹 등에 쓴다. 하루 3~9g을 끓이거나 가루 내어 먹는다. 민간에서는 전초를 황달, 단독, 관절염, 고름집, 고혈압, 치질, 간장병 등에 쓴다.”
이러한 곰취가 경기도 포천시의 새 ‘원앙’이 산다는 직동리의 노고산 자락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해조 선생님의 신소설 『원앙도』와 ‘곰취’를 연상시켜 단군신화를 생각하면 단군신화는 신화가 아닌 실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포천시 직동리에는 국립수목원과 산림생산기술연구소가 있고, 이웃한 포천시 선단동에는 대진대학교와 중문의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상품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조선일보」 사설에 의하면 ‘곰취’를 가지고 ‘문화상품화’에 성공한 강원도 양구군의 인구는 2만3천 명이다.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의 인구는 강원도 양구군보다 1만 명이 많은 3만3천 명이다. 포천시 소흘읍 인구보다 1만 명이나 적은 양구가 ‘곰취’를 문화상품화시켜 생태관광단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화전으로 못 쓰게 된 땅을 일궈서 생태식물원을 만들고, 천연기념물인 산양을 키우는 산양증식센터도 건립 예정이다. 180억 원을 투자해 오는 2008년까지 50만 평 규모 인공습지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생태산업을 일으키자는 목표 아래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딴 전문가를 계약직으로 고용했다는 것이다.
강원도 양구군의 청정환경에서 재배하는 대암산 곰취는 일반 곰취보다 50% 비싼 가격에 팔려 나간다고 한다. 곰취 축제도 열고 있으며, 양구군은 곰취와 더덕·고사리 등 무공해 농산물을 키우는 산채 재배단지를 만들기 위해 전담팀도 편성했다고 한다. 더욱이 ‘곰취찐빵’은 전국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도 포천시는 강원도 양구군의 7배가 더 되는 15만 명의 인구와 인근 의정부시의 면적 82㎢보다도 10배가 넘는 826㎢ 면적을 가진 도시로 2000만 명의 배후 시장이 있으며, 특히나 지역 내에 국립수목원과 산림생산기술연구소, 대진대학교와 중문의대가 있고 이해조 님의 신소설 『원앙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고산 곰취’ 등 모든 천혜의 자원과 문화적 자산이 잠자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더 늦기 전에 경기도와 포천시가 앞장서서 광릉의 노고산 자락 계곡과 하천을 정비하고 저수지와 웅덩이를 복원하여 다시 원앙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문화관광부와 농림부를 비롯한 중앙정부는 더 나아가 국립수목원과 문화예술진흥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직동리에 ‘이해조 원앙도 문화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국화베개의 인기를 능가하는 ‘노고산 곰취 원앙침’을 만들고, ‘천연기념물 원앙 증식센터’도 설립하는 것이다.
또한 곰취는 쓰임새가 요긴한 탓에 그 꽃의 아름다움이나 관상용상품으로서의 가치에 대한 설명이 없었으나 부러 키워도 좋을 만큼 꽃이나 잎의 모양이 아름답고 독특하다. 애완견을 키우는 문화를 곰취를 가꾸는 문화로 바꾼다면 사람이 살기 좋은 자연적인 환경 회복과 민족성 회복과 나아가 인간성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업은 작게는 ‘광릉숲의 직동리 산촌마을’을 살리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에게는 문화휴식공간을 제공해 새로운 희망의 에너지를 발산케 할 것이다.
지금 세계 문명사적으로 가치관이 혼란스럽고 철학과 문화가 빈곤한 이때에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것이 이해조 선생님의 신소설 『원앙도』와 우리 겨레의 전통적인 ‘곰’과 ‘원앙’이 상징하는 신의와 화평 그리고 홍익의 상생정신이다. 이러한 정신과 가치관에 입각해 각종 규제로 소외된 ‘광릉 숲의 산촌마을 직동리’를 살려 낸다면, 온 국민이 신뢰하고 따르는 아래로부터의 자발성과 위로부터의 강력한 통합의 리더십이 결집되어 오늘의 총체적 국가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도 민주화의 진정한 완성과 선진화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이루고 세계평화와 인류의 번영을 함께 고민하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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